2009년에 플레이해 본 온라인게임들 감상

간만에 연말 결산 시간입니다.
무순입니다. ... 라고 하려다가 ㄱㄴㄷ 순으로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책 이야기만 가끔 끄적였지 게임 쪽은 그다지 적질 않았는데,
원래 남의 겜 잘 씹는 사람이 자기는 ㅈ루ㅏ ㅇㄹ퓨ㅓ유ㅜㅏ유ㅜㅟ 이기 때문이죠.
그럼 니가 겜 만들어 봐 하면 ㅈ러ㅏㅠㅡㅈㅍ주 쥬 이기 때문이었죠. -_-;;;

여튼 슬슬 적어보겠습니다.


C9

왜 2009년 게임대상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신 분들도 가끔 보이긴 했지만,
한게임 로비력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이야기하는 분들도 가끔 보이긴 있지만
솔직히 2009년에 나온 신작 중에서 괜찮았다 싶은 게임을 이야기하라면 막상 떠오르는 다른 게임이 없잖아?
뭔가 있긴 했나여?
C9가 상 받을만 했네-_-

한게임 퍼블리싱이 아니었으면 더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약간이라도 불리한 듯한 내용이면 바로 삭제하곤 했던 오픈베타 초창기 때의 게시판 관리 정책은
게임 좀 관심 있게 지켜보던 유저들 상당수 떨구는데 일조했으리라 생각.
그러니까 그렇게 안티가 많죠. 자업자득입니다. (?)

뭐 어쨌든 생각없이 마음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 주고 싶....다고 하면 C9빠라고 하겠지ㅠㅠ...
그냥저냥 할만했던 게임인 것 같긴 한데;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저하고는 상성이 안맞는 것 같아요.


괴혼 온라인

괴혼의 그 분위기를 내는건 성공!
괴이한 그 게임을 PC온라인으로 꽤 잘 이식했음.
UI도 참 귀엽고 참신하고. 제대로 괴혼답다고 해야할지.
여자분들이 좋아할 것 같긴해요.
그런데 콘솔 때도 그랬지만.
처음엔 조작 익숙해지기가 힘들...고, 나중에 익숙해질만할 때 쯤 되면
질리잖아 괴혼.
오래 할 게임은 못되는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다.


넥슨 별

여성 유저 비율이 훨씬 높은 게임은 간만에 보는 듯.
쓰레기 겜이라고 자학하시던 모님의 훼이크와는 달리 의외로 잘만들어진 넘.
딱히 빅재미를 주는 것 같지는 않은데 무심코 하다보면 시간 잘 가는 게임이면 잘 만들어진 게임인거 맞죠?
마치 예의 그[...] 게임이 그랬듯이.
게임 분위기도 그렇고 이래저래 무얼 후릴 것인지가 나름[...] 분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르겠다.
맨땅에 머리 박고 네 마음대로 이런거 만들어보라고 하면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나옵니다. [..]
하지만 우리는 짐승의숲+사이세상 만든다! 돌격! 하고 만드니까 이런게 가능해집니다. [..]

물론 어떤 식으로 수익 모델을 낼 것인가, 이제 또 뭘 하지? 와 같은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건 게임이 잘 된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고. 열심히 노가다한 결과가 뚜렷하게 남는다는 것도 좋고.
솔직히 말해 수익 모델 같은 것에 대한 고민은 일단 유저들을 넥슨 별의 노예로 만들고 나서 해도 되는 일일테죠. -_-
넌자유의모미 아니야 넌무심코 캐시를 결제하게 되게찌

클라이언트 상에서 별로그로 더 서로 적극적으로 연동할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다 싶은 느낌.
포스트 싸이월드도 노리고 있다면(거기까지 가기에는 갈길이 너무 험난하긴 하지만) 클라이언트 내에서도 사진도 올리고 사진첩도 꾸미고 할 수 있게 한다든지.
그리고 저 엿같은 (아마도 UID로 추정되는 숫자가 당당하게 찍혀 있는) 별로그 주소도 좀 깔끔하게 해줬으면 싶고.
별로그 안쓰는 유저를 위해 블로그에 붙일 수 있는 위젯 같은 것도 준비해주면 더 고마울듯 /ㅅ/
음 뭐 현재로서는 클라이언트와 웹 페이지가 좀 어설프게 연동되어 있는 것이 좀 아쉬운 편.

그리고 별 이동할 때마다 웹을 띄우는데 이거 피하는 방향으로 하면 안될런지?
마영전 같은 경우엔 타겟 사양이 요즘 그래픽 카드들이 대부분이고 하니 별 문제 없다지만 넥슨별 같은 게임은 그래도 GMA 내장 칩셋에서도 돌려져야 하는 게임인데 다이렉트X 위에 웹페이지를 대놓고 올려대니 무서워 죽겠음. (별 이동할 때 뻗을까 안 뻗을까 ㄷㄷㄷ를 연타하게 된다)

어느 정도의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별 꾸미는게 마무리되면 할 일이 없는 것 같다,
커뮤니티 게임 주제에 다른 유저와의 친목을 다질만한 매칭이 어렵다,
가 난제이긴 한데.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련지에 따라 넥슨의 2010년 유일한 희망이 되든지 ...가 되든지 하겠지요.

아참 중요한거.
아무리 싸이월드도 참조한 친목질 기반 SNS라 하더라도 별카드 볼 때 본인 실명 같은 개인 정보 공개 여부 설정 같은 것 좀 지원되었으면 좋겠...당.


드래곤 네스트

잠깐 2차 CBT 때 두 세 시간 잡아본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직은 어째서 이 게임이 2010년 기대작이라 불리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음. 아직은.


마비노기 영웅전

힘들게 5레벨 찍었습니다. 다행히 넥슨 캐시 환급 받을 수 있군 ㅠㅠ
내 돈이 넥슨에 꼼짝 없이 저당 잡힌 건데도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이 느낌은 뭐지.

재미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 같으면서도.
적어도 이비노기 영웅전 업데이트 될 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음.

솔직히 이런 식으로, '이렇게 돈 벌겠소' 하는 분위기가 오픈 초반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게임치고 잘 되는 게임을 그다지 본 적 없는데 넥슨은 이런 면에서만은 천재들이 모인 집단이니 어떤 수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애시당초 마비노기와는 타겟층이 다르니까 다행...이지만 마비노기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어라라 어쩌라는건지 싶은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초보 시절에는 보스 패턴이 파악되었다 하더라도 보스 잡는 것이 좀 지루하다. 몹 피통 좀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당연히 피통 보여주지 않는게 기획 의도였다고 하겠지. 그래도 어느 정도 잡아가는지는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

신나게 달립니다. 몹이 나옵니다. 다가가 sssdd 연타합니다. 몹이 나옵니다. 다가가 sssdd 연타합니다. finish 뜨면d좀 눌러줍니다. 달려가 w를 눌러줍니다. 보스가 나옵니다. 어 같은 파티원 고렙 분이 신나게 갈겨주시네요. 멀리서 구경하면서 창으로 지원 사격이나 해줍니다. 좀 기다리면 클리어! 신난다 ^o^
이런 식의 플레이는 피오나 한정이고 리시타는 좀 다를런지.

마을이 시골 마을이어서 그런건지 사람이 안 보이네요. ^o^ ... 는 일단 뭐 언젠간 극복되겠거니 하겠지만. (도대체 마영전의 자이언트 서버는 한 채널에 최대 몇명이 붙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일까... 유저수 파악을 원천 봉쇄하다니 흠좀 대단한걸?)

4인 풀파 렉이 쩝니다. 절대 그래픽 카드가 구려서가 아닌 것 같아요.
방장 회선 상태가 어떠냐, 컴퓨터가 구리냐 같은 것에 따른 문제일 것 같지만,
몹도 유저도 심심하면 워프해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리젠되어 있나봐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몹들한테 포위당해있어요.
신나게 집단 다구리 당해요. 옷이 부서져요. 흑흑 기쁘다ㅠㅠ (?)

인게임 컨텐츠에 웹페이지를 띄우거나 한 것은 나름 시도, 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런 식의 방법도 있구나 하는.
꽤 신선하긴 했다. 게임내 분위기와 살짝 어긋나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웹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받아오더라도 마비노기 하우징 게시판이나 도서류들처럼 게임내UI로 파싱해서 보여주면 좋겠는데
스케일폼으로 그런거 하기 진짜 귀찮고 구리죠? 저도 그 맘 잘 압니다. -_-


앨리샤

그 오랜시간 동안 설레발을 쳐온 것이 고작 레이싱 게임이었다니 하는건 개인적 아쉬움.
CBT 단계에서 뭘 이야기한다는 것이 애매하긴 하지만 잠깐 해본 느낌으로는
국내에서는 그다지 안 먹힐 가능성이 좀 높을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그럭저럭은 할 수 있지 않을런지.
팡야 개발사라는 인지도도 있고. 퍼블리셔가 게임팟이고.
딱히 일본에서는 아직 카트라이더 같은 레이싱 게임류는 그다지 눈에 띄는 게임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경마모드 이야기도 있긴 한데, 너님들은 말 하면 떠오르는게 그런 거 밖에 없나여?
굳이 저런 사행성 컨텐츠 말고 좋은거 많잖아? 애마부인 모드 라든가. ... .. ..
(뭐, 말에서 절대 안 내리는 걸 보면 이미 충분히 애마부인이긴 합니다- .-)

GMA 내장 그래픽카드 노트북에서도 실행은 되더라는 것에 경악. -.- (화면이 깨져서 그렇지)
잘 고치면 넷북에서도 돌아가긴 할듯한 기세.
다음 CBT 때엔 말에서 좀 내릴 수 있게 해줘요 징징.
레이싱 말고 다른 할 거리도 많이 만들어주세요. 레이싱으로 끝내기엔 공들인 리소스가 아깝네.

에또 그리고, 노골적인 판치라를 가리켜 전문가들은 공기판치라라고 하며... (이하 생략)


오즈페스티벌

물론 인생은 공수래공수거이긴 합니다.
하지만 캐쥬얼 게임은 넘쳐난다. 이 게임이 아니어도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는 이야기.
경험치가 쌓여 레벨이 오른다? 돈을 번다? 레벨을 올리고 돈을 버는 목적은?
포션류(라고 하자) 소모성 아이템을 제외한(깊이 있게 해본게 아니어서 포함한 일지도 모르겠네)
이 게임의 모든 아이템은 몽땅 기간제.
얼마간 접속 안하고 꾸준히 돈을 벌지 않으면 어차피 다시 허름한 차림으로 돌아올텐데 뭐하러 아이템을 사서 장착시키지? 유저가 꾸미는 것이 재미의 절반인 캐쥬얼 게임에서 꾸미는 걸 제약당하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 게임을 계속할 이유가 없지 않나.
나중에 캐시템으로 결제하시면 보유기간 무제한이에요, 라는 조건이 붙는다 해도 그건 마찬가지.
카트라이더 차값 같은 것들 어떻게 구성되어있나 좀 보면서 캐시템과 루찌템의 절묘한 밸런싱을 보고 어떤 식으로 짜는게 좋을지 배웠으면 좋겠다. 기간제 아이템들 한때 여기저기서 도입하다가 요즘엔 사양길에 접어들었는데 그걸 뽑아들다니 좀 대단하네요.
[수정 : 사양길이라고 한거 취소. 그러고보니 마영전이 캐릭터 외모에 한정해서 치장 개념을 도입...했네? ;
물론 마찬가지로 유저들은 이게뭐야!! 를 연호중이긴 하지만. 어차피 갑옷입으면 머리스타일 같은거 잘 안보이니까 괜차.. .
어 어쩌다 다시 영웅전 이야기를 하고 있네]

빨리 이윤 내고 싶은 그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이제 슬슬 어떤게 유저에게 먹히는지 판단하는 역량도 좀 키울 때가 되지 않았나? 아이템 하나 사면 다른건 절대 안 살 거 같다는 걱정이 들어 저러는 것인지? 유저들을 일단 확실한 노예로 만든 다음에 돈 벌 생각을 해 줬으면 좋겠다.

음 애매하게도 싱글 플레이라든가 팀전이라든가 같은 것도 없고 4인이 차지 않으면 절대 게임을 시작할 수 없는 구성 같은 것도 게임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치면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게임 개발자의 역량이겠죠?

이런 종류의 게임은 유저가 있어야 게임을 할 의욕을 생기니까[...] 좀 메이저급 포탈 게임 사이트 통해 런칭한다든가 채널링을 했다던가 하면 차라리 나았을런지도 모르겠지만. 퍼블리싱도 하긴 하는[...] 이 게임사 특성상 그럴 일은 만무하겠지만서도 설사 그런걸 추진한다 해도 물론 저런 문제들이 훤히 보이는 상황인데 포탈 게임 사이트 쪽에서 넙죽 받아줄...런지도 의심이.

참, 미니게임 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한두시간 하다보면 나왔던거 또 나오네 아이고 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미니게임 수도 매달 적어도 서너 개 씩은 꾸준히 늘려나가야 할 것 같은데에...


쯔바이 온라인

일본게임 들여와서 온라인화시킨 것들 중에 제대로 만든 걸 본적이 없는 것 같아.
뭐랄까 원작에서 짱이라고 느꼈던 부분들이 제대로 하향처리되어 평범한(이라고 해도 되려나. CBT였으니까 평범이라고 해주자) 온라인 게임이 되어 돌아왔다. [...]
한국의 기획자들이 원래 만들고 싶은 게임은 따로 있는데 윗선에서는 이 게임 온라인화하라고 던져주니
어쩔 수 없이 그 컨텐츠 발라서 자기가 만들고 싶었던거 만든 게임이 나온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만들고보니 다른 RPG랑 딱히 다른 것도 없고...)

이스온라인도 그렇고 팔콤 원작 온라인 게임들의 운명은 다 이런건지?ㅠㅠ
누군가 이 미나고로시의 운명을 타파해줄 수는 없는건지?ㅠㅠ


허스키 익스프레스

어라 너님 아직 안 망하셨나요 [..라고 적는 내가 싫다...]
오픈 전만 해도 굉장히 기대하고 기다렸던 게임인데 이런 게임이라니 흑흑.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마비노기 스핀오프 시리즈 중 하나로, 아마 마비노기 세계가 망하고 유구한 세월이 흐른 뒤의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는 떡밥을 깔아두었다.
잘 만들어진(인지는 솔직히 지금은 의심스럽지만) 기본 세계관이나 캐릭터 설정이 있다면
유기적으로 서로 보완하도록 만드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사실 또다른 거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기존 마비노기 유저들도 나름 타깃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너무나 밋밋해서 마비노기 하던 사람들은 잡고 싶어도 잡기가 애매하지요.

아니 지겹게 하던 채집 노가다를 또 하라고? (게다가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는 비중 증가)
아니 지겹게 하던 유물 탐사를 또 하라고? (게다가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는 비중 증가)
아니 지겹게 하던 배달 알바를 또 하라고? (게다가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는 비중 증가)

마비노기에서 가장 저질스러운 것만 모시고 오면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됩니다.
그나마 마비노기에서는 다양한 게임 플레이 컨텐츠, 라는 측면+지겨우면 다른걸 하면 되지, 라는 느낌으로 봐줄 수 있었는데 이건 다른걸 할 수가 없자나...

개의 육성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이 게임에서 개를 걷어내고 썰매만 있다고 쳐봅시다.
그래도 게임이 되죠? 개 먹이 주는거 안해도 되니까 더 편하네 신난다... -_-;;;
즉 이 게임에서 개는 메인 컨텐츠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만드는데 실패했으니 게임의 메릿이 사실상 ...
게다가 완전 신규 유저들은 개 기르러 왔더니 이 세계에는 뭔지 모를 장엄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어서, ... (이하생략)
타르라크? 마리? 루에리? 크리스텔? 이런 괴이한 등장 인물에 열광하는 다른 오덕들을 이해할 수 없을테고.

사실 허스키 익스프레스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좀 끄적이다가
넥슨이 그간 보여준 유독 눈에 띄는 궁극 스킬인, '망겜이면 오베 중이라도 접어버리기' 스킬이 발동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어쩐지 그다지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아직도 살아 있다니,
그에 더해 이런 완성도로도  그 드높은 넥슨 사내 허들을 잘도 뛰어넘어 라이브 모드에 진입할 수 있었다니
치트키 쓴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으음 허들 통과시킨 분들 입장에서는 재밌었다는...거겠지? 그렇긴 한데 으음.;;; 도대체 어떤 부분이 재밌었던 걸까! 정말 궁금할 따름. 아직 나오지 않은 비장의 카드라도 있는 것일지.
[...게다가 전설의 그분이 새 디렉터...?! ... 아아 보인다 게임의 미래가...!]

11월의 필살 초광속 매주 업데이트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다른 파트분들도 물론 그렇지만 프로그래머 분들이 특히 좀 더 대단하신 것 같아요. 무서워라.
여튼 그래도 상도 받은 게임인데 ... 강인한 생명력으로, 쉽게 접히진 않을거라 생각하고.
여튼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게임이 어떻게 변화해가나 지켜보는 것도 나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적고 보니 넥슨 쪽 게임이 많네요. 의도는 아니고.. ;;
눈에 띄는 신작들이 넥슨 쪽에 많았었던 것 뿐.
이유모를 애정도 있고. (내가 온라인게임에 돈을 쓰게 만든건 네가 처음이야 < 뭐라지요)

뭐랄까 최근 게임들을 하면서 느낀건데 재미있는 게임들은 만든 사람들도 재미있어하며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거 넣으면 유저들 황당해하겠지 하고서 모여서 키킥대면서 만들어 넣고 하는 그런.
반대로 재미 없는 게임들은 각혈하면서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구요.
혹은 자신들의 기술력 내지는 스킬 과시라든지. -_-
실제로는 어땠을지 통계내서 비교해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런거 조사하는건 아무래도 쉽지 않겠죠? [..
뭐 그랬다구요.

해봤는데 깜빡 잊고 안 적은 게임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생각나면 추가할게요.

by nvu | 2009/12/29 23:10 | 트랙백 | 덧글(6)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
신승환 지음 / 인사이트
나의 점수 : ★★

어쩌다보니 최근에 지난 5월에 주문한 책이 또 개발론에 대한 책이 되었습니다.
뭐랄까 개발론에 꽂혀서...라기보다는, 이 책 역시 서평들이 의외로 괜찮았고, 저자 분이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계시는 글들을 꾸준히 애독해왔기 때문에, 눈팅하는 팬으로서(片思い같은거려나요), 어쨌거나 저술하신 모든 책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하나 사드리는 것이 그간의 감사함에 대한 말 없는 독자의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요. 저자 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짝사랑과는 별도로, 책은 책이기 때문에 책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이야기를 적지 않으려 합니다. 이 점 미리 양해를.

이전 직장에선 대형 서점이 5분 거리였었는데, 이제는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가야만 서점에서 책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도 이 책을 구입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즉 내용을 안 보고 목차만 훑어보고, 저자 이름 한번 보고, 웹 상에서 그냥 우왕 하고 구입한. 이른바 포샵처리된 사진만 보고 몇통의 전화 통화만으로 신부와 결혼하기로 해버린 신랑과도 같은?! (비유가 이상하다)
... 뭐 서점에서 책 내용을 좀 훑어볼 수 있었다면 조용히 다시 책장에 책을 꽂아놨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네.

책 두께가 꽤 되어서 처음 받았을 때는 꽤 많은 내용을 기대했습니다만, 책을 펴보니 글씨도 진짜 크고 줄간격도 널찍널찍하더군요. (어쩐지 대놓고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번 개떡 책보다 비슷하거나 더 넓은 느낌? -_-;;;) 책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책 중간중간에 적어보라는 친절한 배려 내지는 컴퓨터 오래하는 독자들의 시력을 보호하려는 출판사의 배려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게다가 책 내내 적혀 있는 친절하고도 한결 같은 존댓말도 인상적이네요. 페이지 수 늘리려고 고생한 편집자의 수고가 눈에 아른가려 하품의 눈물이 눈 앞을 가릴 지경입니다.

물론 얇고 비싼 책은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기피하고는 있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 좀;;; 음;;;
설마 이런 식의 초딩소설책 스러운 호쾌한 편집이 요즘 IT출판업계 트렌드인걸까; 내가 그 대세를 못 따라가고 있는걸까...;;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그런데 뭐랄까 하필이면 얼마전에 읽은 책이 '드리밍 인 코드'. 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해야할지.
뭐랄까 하필이면 작년 이맘 때 즈음에 읽었던 책이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 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해야할지.

언급한 두 책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다면 좀더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전 비슷한 성격의 다른 책을 이미 최근에 읽어버렸다는 것이 좀 문제인 것이겠지요...
이 책을 '드리밍 인 코드'와 비교하면 '드리밍 인 코드'가 서운해 할 겁니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와 이 책을 비교하자니,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 아니랄까봐, '개떡' 책을 '거만'책이 좀 자주 인용하고 있어요.
뭐랄까 어떤 면으로는 '개떡' 책을 한국 개발자 실정에 맞게 적당히 고쳐 쓴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책 내용을 보면 '거만'라는 표현보다는 '개떡'이라는 표현이 더 눈에 띄고 자주 나오는 것 같기도 하구요.

책 내용을 훑어보면, 책 타이틀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거만한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내용은 전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팀을 어떻게 짜고 팀원을 어떻게 구성하고 하는 종류의 '겸손한 개발자'를 어떻게 부려먹으면 좋은가, 하는 부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용 전개 역시 '개떡' 책보다는 짜임새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내용이 그렇게 겹치는게 많지는 않은데 자꾸 개떡 책과 비교하게 되는 감이 있어서 좀 죄송하네요-_-;;) , 이 책 역시 한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두리뭉실하게 풀어나가다가 두리뭉실하게 꼬인 상태로 제공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장 끝에 잊지 말자? 였던가 아무튼 그런 타이틀로 어떤 형태의 요점 정리를 하고는 있지만, 그 정리된 내용을 보고나면, 아 그렇구나, 하는 산뜻한 생각이 들면 좋은데, 어째서? 그랬었어? 웬 급결론? 같은 느낌이 드는 항목들도 좀 있다는건 제가 독해력이 떨어져서겠지요.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고 치고,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뭔가 전에 생각지 못하던 관점을 기대하고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쪽 분야에 관심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이상은 들어본 적은 있을 다른 책/다른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의 적당한 각색 리바이벌이 대부분인 것이었다는 점이겠지요. (이런 면에서의 개발론 요점정리집[..]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_-)

저자 분의 경험도 조금씩은 소개가 되고는 있지만, 모종의 갑 측과의 계약이라든가 때문에...이신건지 구체적인 사례 언급은 잘 안되고 있구요(독자 재밌으라고 적으셨겠지만 프로그램 배경 시원해서 조아따 같은건 아무래도 좋은데...; 그런 내용을 읽자고 책을 산게 아닌데...;).

어쩌면 이 책을 읽으신 분들 중, SI 쪽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없으신 분 중에선 덜컥 겁부터 내실 분도 계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 개발때 저런식으로 한단 말이야? 하고. ..
고맙습니다 경쟁자가 제거되었....

농담이구요, 사실 프로젝트 규모나 스타일이나 접근 방식에 따라 SI 업무 스타일도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책에 언급되어 있는픽션(..)은 어디선가 있을법~도한 픽션 정도로만 여기시고 겁부터 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 시절부터 지금에이르기까지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저는 저런 식의 설계나 기획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물론짧게 치고 빠지는 소규모 프로젝트 위주로만 뛰어봤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개발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영업이나 초기 설계 같은 부분도 적잖은 지면에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 예상독자층인 디지탈유목민(...)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관리자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실 만한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적혀 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이미 어느정도 몸으로 체득하셨을 내용일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 발생하는 문제들의 원인을 모르는 것이 아닌데, 어떠어떠한 식으로 하면 개선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쉽사리 어느날 갑자기 체제를 전환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문제거든요.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조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느낌으로 볼 때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상당히 잘 쓰여진 책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읽길 원했던 내용의 비중은 상당히 낮았던 탓에(+다른 책에서 봤었던 내용들의 비중이 의외로 적지 않았기 때문에-_-) 별점은 좀 소극적으로 남겨놓겠습니다.


PS: 이 글을 두드리기 시작만 했던게 서두 언급대로 5월초 경이었습니다. 적어놓은게 아까워서 일단 올리기는 하는데; 지금 다시 책 내용을 떠올리려니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해서 내용 보충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네요. 이 점 고려하시고 가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2: 저 인사이트 까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by nvu | 2009/09/26 00:05 | 트랙백 | 덧글(0)

요구사항 구현 시의 행동 요령

굳이 그 유명한 나무 아래 그물침대 이미지를 붙여두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것을 만드는 경우에는 언제나 각자 그리고 있는 것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한다고 한다면
삽질을 하다보면 뭔가 요구서에서 있었어야 하는데 빠진 것이 보이는 경우도 있곤 하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일단 베스트 선택지 세개를 준비해보았습니다.

1. 덮어두고 간다
2. 맘대로 만든다.
3. 요구명세서 작성자한테 쫓아간다.

1. 덮어두고 간다

다른 작업을 하다가도 자꾸 떠올라서 이거 해야 되는거 아닐까, 어쩌지 어쩌지 하는 뇌내 천사소녀와 악마소녀의 다툼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만, 그래도 짜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_^?
(게다가 뇌내망상이라지만 귀여운 소녀가 둘이나 등장하니 기분도 좋고-_-)
언니야 : 어라라? 왜 이거 안되나요?
멋진나 : HA.HA.HA. 님이 준 문서에 그 내용 없었다능 ^ㅁ^
언니야 : 이런건 말 안해도 당연히 넣어야 하는 기능 아닌가요?
멋진나 : 어, 어어? 그동안 잘 테스트하고 아무 얘기도 없었잖아요...
언니야 : 으아아아앙, 이거 없으면 안된단 말예요 넣어주셈넣어주셈넣어주셈 으아아아앙ㅠㅠ
멋진나 : ... ㅠㅠ...
라는 대화 전개가 처음 넘겨줄 때는 전혀 나오지 않다가 납품 이틀 전에 나올 가능성이 .. .. .. -_-
뭐, 이틀 전에 나왔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ㅁ^) 당일 얘기 나오면 답이 없잖아요?


2. 맘대로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기획자를 꿈꿔왔던 나, 나의 기획자로서의 적성은 과연?
을 평가받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그렇게 맘대로 구현한 결과물을 모두가 납득하면?
기획자가 쓴 요구명세서가 워낙 잘 쓰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획자 하난 제대로 뽑았다니깐? 사장님도 흡족해하십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와버렸다면?
언니야 : 시킨 짓이나 잘 할 것이지 쓸데 없는 짓으로 아까운 시간 낭비한 니가 머저리입니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만든 소스 다 날리는, 그야말로 제살을 도려내는듯한 슬픔 크리가 작렬합니다.
기획자가 다시 보충한 명세서대로 다시 짜야 하는 분노 크리도 작렬합니다.
물론 이 명세서에는 작성자가 나중에 떠올린 플러스 알파의 요구사항이 가미됩니다.
안 시킨 짓 한건 크나큰 죄입니다. 가중처벌 크리도 대작렬합니다.


3. 요구명세서 작성자한테 쫓아간다

이제야 올바른 선택지를 고른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쫓아가는 것이 답이었네요 ^_^
멋진나 : ~가 빠진 것 같은데 ~ 안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언니야 : 으음... 네, 뭐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멋진나 : 아하 그렇구나 안 만들어도 된다 신난다~
언니야 : 멋진나 님의 멋진 프로그램, 기대할게요♡
멋진나 : HA. HA. HA. 맡겨만 주시라구요~
언니야 : 그럼 수고하세요~

이렇게 멋진나는 멋지게 언니야에게 이 기능이 과연 필요한가, 에 대한 확답을 받았습니다.
확답을 받았습니다. 확답을 받았습니다. 확답을 받았을 텐데...
지금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라고 했죠?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_-
아마도 며칠 뒤 그녀는 "으아앙 필요해요 필요해요 필요해요" 하고 쫓아올 것입니다.
물론 납품 하루 전에 발견하고서 이야기하겠지요.

이 상황에서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항변해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그녀는 십중팔구 '제가 언제 그랬는데요, 증거를 대세요', 라는 두툼한 오리발내밀기 스킬을 시전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지금 책임 소재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우리 함께 어서 이 문제를 헤쳐나가봐요'라고 말하며
일단 문제는 터졌지만 당신을 도와 이 시련을 극복해내겠다는 난데 없는 동료감 또한 보여줄 것입니다.
물론 문제 극복은 당신혼자 합니다.


4. 요구명세서 작성자한테 쫓아간다 ii

하우우, 그나마 구원의 길이었다고 생각했던 3번째 선택지 역시 죽음의 길이었어요, 하우우.
하지만 죽음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더욱더 강해지지. 걱정 마-_-
멋진나 : ~가 빠진 것 같은데 ~ 안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언니야 : 으음... 네, 뭐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멋진나 : 아하 그렇구나 안 만들어도 된다 신난다~
언니야 : 멋진나 님의 멋진 프로그램, 기대할게요♡
멋진나 : HA. HA. HA. 맡겨만 주시라구요~
언니야 : 그럼 수고하세요~

그 이야기와 함께 자리를 뜨는 언니야. 뭐, 뭐지 이 느낌은?
아...안돼, 이대로 언니야를 보내게 되면 어쩐지 좋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언니야를, 언니야를 지금 붙잡지 않으면!!
멋진나 : 아직 하지 못한게 남아 있어요!!
언니야 : ㅇㅅㅇㅅㅇ? 뭐... 뭔데요?
멋진나 : 아직, 문서를 문서를 남기지 않았다구요!!

언니야 양의 엔드리스 오리발을 막을 수 있는 처절한 몸부림, 문서 내놔 스킬을 시전하는 멋진나.
언니야는 경악합니다.
언니야 : 그, 그런건 남기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런 사소한 것까지 문서를 남겨야 하나요?!
멋진나 : 아뇨,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반 드 시.

세번이나 철야의 고통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경험을 해서인지,
이번에야 말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멋진나 군의 온 몸을 강렬하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눈동자를 번뜩이며 단언하는 그의 어조에 언니야도 몸을 수그려 뜨립니다. 살짝 겁을 먹었는지 금방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습니다.
언니야 : 아... 알았어요. 남기면 되잖아요.

작업용 위키를 열어 "[x월 x일 멋진나x언니야 회의] : xxx는 구현하지 않기로 함." 이라고 기록을 남깁니다.
이번에야 말로, 살아남을 수 있어요.
살아남을 수 있다구요!
는 천만에.
와타나가시의 밤에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던 당신에게 전화를 걸겁니다.
"으아앙 필요하게 됐어요, 흑 ㅇㅇ가... ㅇㅇ가 왜 그게 안 들어갔냐고... 흑... 당장 넣으라고... 흑..."
이 상황에서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항변해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그와 함께 '지금 책임 소재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어서 문제를 헤쳐나가야 해요'라고 말하며
일단 문제는 터졌지만 당신을 도와 이 시련을 극복해내겠다는 난데 없는 동료감 또한 보여줄 것입니다.
물론 문제는 당신이 해결해야 합니다.
위의 엔딩 복붙편집했다는 느낌이 드신다면, 복붙한 거 맞습니다.
님 눈치 좋으시네요. 님의 눈치가 부럽습니다.


5. 추가될 것을 예상하고 여지는 남겨둔다

하우우 기록을 남기는 것도 의미가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하우우.
옛말에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잖아? ... 아무리 생각해봐도 옛말이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프로그래머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
확장될 여지를 늘 고려해두고 설계와 코딩을 진행하라, 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일전에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발주 전날 갑작스레 그 이야기를 듣게 됐다면
발주 전날에 삽질을 해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마음 가짐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언니야가 "그거 필요 없어요~♡"라고 이야기해준다 하더라도 절대 안심하지 않고
"네가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곧 그 기능이 필요하게 될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 후훗 두고봅시다."
식의 간지대사를 날려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말하면 정신감정 받고서 자칫하면 해고당할 수 있으니 주의-_-)

그리고 작업을 할 때 미리 그 기능이 추가될 경우에 어떻게 할지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코딩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축제의 그 날 밤이 돌아오면 울먹이는 그녀에게 싱긋 상큼한 미소를 짓고서
이미 예상했던 죽음의 전장으로 뛰어드는 겁니다.
와~~!! 어쩜 이렇게 멋질 수가!!
물론 죽는 것은 변함 없지만요. ^ㅁ^


5. 그리고...

지금 이 편지를 읽고 계실 즈음에는 저는 아마도 이 세상에 업겠지여.
부디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의 진상을...
- 멋진남 올림.

프로그래밍 담당자가 기획자에게 언제나 완벽한 명세서 내놓으라고는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요구서가 나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현실적으로 인정은 하고 넘어가야겠지요.
그렇게 따지면 프로그래머 역시 완벽한 프로그램 처음부터 내놔줘야 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불가능하잖아요?
...라고 따지면 완벽한 명세서가 완벽한 프로그램 만들기보다는 난이도가 낮기는 하겠네.
...라고 얘기했더니 저 기획자 아가씨, 전체개발기간내내 명세서만 만들 기세입니다.


★ 좌담회
멋진나 : 물론 이 사건의 진짜 진상은 얼굴만 이쁘고 할 줄 아는 거 없는, ... 언니야 씨랑 발주처인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_-
언니야 : 아아잉, 너무해요. 으음 만약 "어라 빠졌네, 명세서 내용 보충해 드릴게요."라는 전개였다면 이렇게 일이 심하게 틀어지지는 않았겠죠?
멋진나 : 그런데, 또 무작정 그렇게 되는 것도 곤란해요. 일전에 기껏 추가돼서 힘들게 구현해놨더니 필요 없다고 빼달라고 한 적도 있었잖아요?
언니야 : 아, 그건 그랬어요. 그거 다 만들고서 버그 잡는 것도 한참 걸렸었는데. 그걸 걷어낸다고 하니까 대통곡을 하셨었지요?
멋진나 : 그런건 부디 잊어주세요.
언니야 : 멋진나 씨 그런 모습 처음이어서 절대 잊을 수 없었어요. 사진도 찍어놨는걸?
멋진나 : ...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을 더 중요한 기능들을 작업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는데, 힘들게 만든 기능을 없애는 건 정말 참담하다니까요.
언니야 : 그래요, 제가 멋진나 씨를 여러모로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멋진나 : 잘 아시는군요? ... 그, 그럼 사과하는 의미에서 이번 주말 데이트 어때요?
언니야 : 아... 데... 데이트라구요? 그런 걸로 데이트 신청이라니 치사해요. 생각해볼게요... 으음, 아, 아니. 좋아요. 이제야 얘기하는 거지만 실은 저, 멋진나 씨 예전부터 좋아했는걸요.
멋진나 : 정말요?
아시발쿰.

by nvu | 2009/09/21 23:53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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