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26일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신승환 지음 / 인사이트
나의 점수 : ★★
어쩌다보니 최근에 지난 5월에 주문한 책이 또 개발론에 대한 책이 되었습니다.
뭐랄까 개발론에 꽂혀서...라기보다는, 이 책 역시 서평들이 의외로 괜찮았고, 저자 분이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계시는 글들을 꾸준히 애독해왔기 때문에, 눈팅하는 팬으로서(片思い같은거려나요), 어쨌거나 저술하신 모든 책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하나 사드리는 것이 그간의 감사함에 대한 말 없는 독자의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요. 저자 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짝사랑과는 별도로, 책은 책이기 때문에 책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이야기를 적지 않으려 합니다. 이 점 미리 양해를.
이전 직장에선 대형 서점이 5분 거리였었는데, 이제는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가야만 서점에서 책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도 이 책을 구입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즉 내용을 안 보고 목차만 훑어보고, 저자 이름 한번 보고, 웹 상에서 그냥 우왕 하고 구입한. 이른바 포샵처리된 사진만 보고 몇통의 전화 통화만으로 신부와 결혼하기로 해버린 신랑과도 같은?! (비유가 이상하다)
... 뭐 서점에서 책 내용을 좀 훑어볼 수 있었다면 조용히 다시 책장에 책을 꽂아놨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네.
책 두께가 꽤 되어서 처음 받았을 때는 꽤 많은 내용을 기대했습니다만, 책을 펴보니 글씨도 진짜 크고 줄간격도 널찍널찍하더군요. (어쩐지 대놓고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번 개떡 책보다 비슷하거나 더 넓은 느낌? -_-;;;) 책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책 중간중간에 적어보라는 친절한 배려 내지는 컴퓨터 오래하는 독자들의 시력을 보호하려는 출판사의 배려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게다가 책 내내 적혀 있는 친절하고도 한결 같은 존댓말도 인상적이네요. 페이지 수 늘리려고 고생한 편집자의 수고가 눈에 아른가려 하품의 눈물이 눈 앞을 가릴 지경입니다.
물론 얇고 비싼 책은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기피하고는 있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 좀;;; 음;;;
설마 이런 식의 초딩소설책 스러운 호쾌한 편집이 요즘 IT출판업계 트렌드인걸까; 내가 그 대세를 못 따라가고 있는걸까...;;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그런데 뭐랄까 하필이면 얼마전에 읽은 책이 '드리밍 인 코드'. 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해야할지.
뭐랄까 하필이면 작년 이맘 때 즈음에 읽었던 책이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 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해야할지.
언급한 두 책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다면 좀더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전 비슷한 성격의 다른 책을 이미 최근에 읽어버렸다는 것이 좀 문제인 것이겠지요...
이 책을 '드리밍 인 코드'와 비교하면 '드리밍 인 코드'가 서운해 할 겁니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와 이 책을 비교하자니,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 아니랄까봐, '개떡' 책을 '거만'책이 좀 자주 인용하고 있어요.
뭐랄까 어떤 면으로는 '개떡' 책을 한국 개발자 실정에 맞게 적당히 고쳐 쓴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책 내용을 보면 '거만'라는 표현보다는 '개떡'이라는 표현이 더 눈에 띄고 자주 나오는 것 같기도 하구요.
책 내용을 훑어보면, 책 타이틀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거만한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내용은 전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팀을 어떻게 짜고 팀원을 어떻게 구성하고 하는 종류의 '겸손한 개발자'를 어떻게 부려먹으면 좋은가, 하는 부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용 전개 역시 '개떡' 책보다는 짜임새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내용이 그렇게 겹치는게 많지는 않은데 자꾸 개떡 책과 비교하게 되는 감이 있어서 좀 죄송하네요-_-;;) , 이 책 역시 한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두리뭉실하게 풀어나가다가 두리뭉실하게 꼬인 상태로 제공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장 끝에 잊지 말자? 였던가 아무튼 그런 타이틀로 어떤 형태의 요점 정리를 하고는 있지만, 그 정리된 내용을 보고나면, 아 그렇구나, 하는 산뜻한 생각이 들면 좋은데, 어째서? 그랬었어? 웬 급결론? 같은 느낌이 드는 항목들도 좀 있다는건 제가 독해력이 떨어져서겠지요.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고 치고,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뭔가 전에 생각지 못하던 관점을 기대하고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쪽 분야에 관심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이상은 들어본 적은 있을 다른 책/다른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의 적당한 각색 리바이벌이 대부분인 것이었다는 점이겠지요. (이런 면에서의 개발론 요점정리집[..]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_-)
저자 분의 경험도 조금씩은 소개가 되고는 있지만, 모종의 갑 측과의 계약이라든가 때문에...이신건지 구체적인 사례 언급은 잘 안되고 있구요(독자 재밌으라고 적으셨겠지만 프로그램 배경 시원해서 조아따 같은건 아무래도 좋은데...; 그런 내용을 읽자고 책을 산게 아닌데...;).
어쩌면 이 책을 읽으신 분들 중, SI 쪽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없으신 분 중에선 덜컥 겁부터 내실 분도 계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 개발때 저런식으로 한단 말이야? 하고. ..
고맙습니다 경쟁자가 제거되었....
농담이구요, 사실 프로젝트 규모나 스타일이나 접근 방식에 따라 SI 업무 스타일도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책에 언급되어 있는픽션(..)은 어디선가 있을법~도한 픽션 정도로만 여기시고 겁부터 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 시절부터 지금에이르기까지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저는 저런 식의 설계나 기획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물론짧게 치고 빠지는 소규모 프로젝트 위주로만 뛰어봤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개발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영업이나 초기 설계 같은 부분도 적잖은 지면에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 예상독자층인 디지탈유목민(...)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관리자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실 만한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적혀 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이미 어느정도 몸으로 체득하셨을 내용일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 발생하는 문제들의 원인을 모르는 것이 아닌데, 어떠어떠한 식으로 하면 개선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쉽사리 어느날 갑자기 체제를 전환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문제거든요.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조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느낌으로 볼 때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상당히 잘 쓰여진 책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읽길 원했던 내용의 비중은 상당히 낮았던 탓에(+다른 책에서 봤었던 내용들의 비중이 의외로 적지 않았기 때문에-_-) 별점은 좀 소극적으로 남겨놓겠습니다.
PS: 이 글을 두드리기 시작만 했던게 서두 언급대로 5월초 경이었습니다. 적어놓은게 아까워서 일단 올리기는 하는데; 지금 다시 책 내용을 떠올리려니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해서 내용 보충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네요. 이 점 고려하시고 가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2: 저 인사이트 까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 by | 2009/09/26 00:0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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